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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수유
영루이보스



겨울 산수유 ...박종영
 
 
 
오랜 침묵으로 잎 진 가지들이 
낮은 석양에 오돌오돌 사무친다 
 
찬란했던 노란 웃음도 지금은 붉은 꽃으로 시들고, 
찬바람은 외길 하나 만들어 놓고 흘러가라 타이른다 
 
메마른 산수유 한 개를 딴다, 
움쑥 떨어지는 붉은 살 자국, 
저건 오욕으로 더럽힌 세상 씻어내는 눈물인가? 
 
오늘은 누군가 하늘 흔들었나, 첫눈이 오네, 
질박했던 봄의 향연, 
그토록 절실한 몸뚱이 분칠하고 으스댈 때는 
이렇게 추운 겨울을 혼자 지킬 줄 몰랐다 
 
전부 떠나가고 외롭게 남아 
오늘도 꽃등 켜고 화 푸는 겨울 산수유

 



엄마의 겨울...임동윤

 토담집 추녀까지 눈에 묻히면
그 겨울의 울진행은 너무 멀었네
 여섯자 세치 눈구렁 속
 우물길 찾던 아지매들 쿨룩쿨룩 잠들고
 뜨겁게 아궁이에 군불 지피며
 쌍전리의 겨울은 깊어만 갔네
 
 등잔불 꼴깍 졸아드는 흙집에서
무르팍 훌렁 그대로 드러낸 채
삼베실 잘게 비며 길쌈을 할 때
 발이 달린 소문은
 더욱 큰 바람의 손으로 자라나고
아침마다 뼈만 남은 가시가 되어
 마당 한가운데 허옇게 드러누웠지

 삼베실 자아 올을 짜올리는 일이
 이 겨울 유일한 쾌락인듯
 부르튼 무르팍 함박눈으로 싸매면
 옥양목 저고리 앞섶마다
눈물 얼어 떨어지는 싸락눈 소리
 미쳐 다하지 못한 말들
 뜨거운 신열로 다스리네
 딸각 딸각
 연둣빛 직조로 봄이 오고 있네

 대설경보 속 막차는 끝내 오지 않고
 텅텅 빈 가슴 눈물 골짜기
 밤새도록 속절없이 싸락눈만 쌓여서
 문풍지 틈새 얼굴 디미는 바람
 쌍전리의 겨울은 깊어만 갔네
 기다림의 아픈 한 그루 나무로 서서